언론보도
<조선일보> 주먹질에 턱뼈 두 동강 난 고양이, 범인은 주인이었다
한국반려동물경제인협회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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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질에 턱뼈 두 동강 난 고양이, 범인은 주인이었다
주인에게 학대당해 죽은 고양이 '똘이'. /케어 인스타그램
인천 한 아파트 단지에서 턱뼈가 부러진 채 발견된 고양이가 치료 중 숨을 거뒀다. 끔찍한 부상 경위를 추적한 동물단체들은 주인의 학대가 원인이었음을 확인했고 그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동물권단체 케어와 팀캣 등에 따르면 고양이 ‘똘이’가 발견된 건 지난 3일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였다. 당시 똘이는 턱뼈가 두 동강 났고 눈과 입에서 출혈이 나타나 심각한 상태였다. 이를 지켜보던 제보자 A씨는 주민으로 보이는 남성 B씨가 똘이를 발로 차는 장면을 목격하고 단체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똘이는 구조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병원 측은 “오랜 굶주림으로 황달이 오고 간 수치가 높아졌다. 10일 이상 굶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똘이는 길고양이인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위생 상태가 깨끗했다는 점과 사람에게 먼저 다가온 것을 봤을 때 주인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단체들은 첫 신고에 언급된 남성을 추적했다.
/케어 인스타그램
단체들은 똘이를 키운 40대 남성 B씨를 만나 학대 사실에 관한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발길질을 목격했다는 제보자 A씨 말에 B씨는 “그거 한번 찼다고 고양이가 죽냐”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2시간이 넘는 추궁 끝에 결국 학대 행위를 인정했다.
단체 측은 “똘이는 B씨의 여자친구가 길에서 구조해 B씨의 집으로 데려왔고 몇 개월 동안 그곳에서 살아왔다”며 “B씨는 똘이의 턱을 주먹으로 수차례 내리쳤고 얼굴 전체에 피가 나자 베란다 창밖으로 내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확인을 하러 밖에 나와 죽어가는 고양이를 또다시 발로 찼다”며 “똘이는 저항 한 번 하지 못한 채 치료받을 골든타임을 놓치며 위중한 상태로 구조됐다”고 전했다. B씨는 학대 이유에 대해 ‘목욕을 시키려던 중 할퀴어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어와 팀캣은 “이 사건은 아무나 동물을 소유해서는 안 되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애묘인만큼이나 일상적인 학대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고양이를 기르는 가정에서도 버젓이 잔인하게 죽이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쉽게 입양을 보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씨는 오랜 시간 완강하게 학대를 부인했다. 미리 지인과 짜고 말을 맞추거나 알리바이를 증언하게 하는 등 매우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다”며 “B씨가 다시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을 것을 약속 받았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똘이와 학대받는 동물들을 대신해 고발장을 제출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조선일보(https://www.chosun.com/) 문지연 기자